자전적 수필,시

◇ 밤낚시 유정有情

이원아 2010. 10. 6. 11:32

 

 

  밤낚시 유정有情

 

낚시터를 가슴으로 조용히 보듬고 있는

검프레한 야산野山에서 단잠을 깬

이름 모를 새들의 울음소리와

새벽녘의 물안개 자욱이 피어오르는 수면위로

선잠 깬 물고기들이 펄떡거려 생기는

수많은 동심원同心圓들이 함께 어우러져

한바탕 분위기 고조되면

누가 깨우지 않아도 조사釣士들은

부스스한 눈 비비며 새벽낚시로 부산해진다.

 

온통 까만 산모롱이 따라 물안개 펴오르는데

마치 신선神仙된 양 그 속에 내가 있고

저어기 돌부처처럼 야광찔 응시하고 있는 내 친구가 있고

힘센 고기가 입질을 자주 하여

기운차게 솟아오르는 찌 놀림이 있으면

그곳이 정말 꾼과 태공들이 바라는 소위,

명당明堂 자리, 명 포인트,

환상의 낚시터가 아니고 무엇이랴? 

  

자연이 내게 주는 풍성한

밤의 조경釣景을 감상하며

이슬 내려 희미해진 케미컬라이트(chemical light)도

가물거릴 때 쯤 텐트 앞에 웅크리고 앉아

소주 잔 들고 지껄이는 친구의 헛소리도

우정과 취미를 늘 함께해 준 친구이기에

연인의 속삭임으로 들린다.

 

오늘도 무작정 반겨주는 자연 속에 나를 묻고

친구와의 우정 나누며 토해내는 정담情談에

내 삶을 뒤 돌아보기도 하며

큰 저항으로 끌려오는 손맛의 짜릿함을 못 잊어

조행釣行 길에 오르고 

그곳에서 조우釣友들과 벗하며

내 삶의 휴식을 얻어 재충전再充電 하련다.

 

 

<함안의 악양수로 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