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침몰
일본침몰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은 정말 침몰할 것인가? 평소 일본 사람들이 지진 대비훈련이 잘되어 있는 점이 있더라도 극한상황極限狀況에서 ‘남에게 폐 끼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이 몸에 배 절제節制 있게 실천하는 성숙된 시민정신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재앙에 대해 굴하지 않고, 고베 대지진에서 얻은 불굴의 정신으로 다시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정신이 국가를 지탱하는 강한 원동력原動力이 되어있기 때문에 ‘일본침몰’은 결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2011.03.16
"멸망의 전조 대지진大地震의 급습, 일본. 스루가만에서 진도 10을 넘는 엄청난 파괴력의 대 지진이 발생한다. 이어 도쿄, 큐슈 등 전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일본 전역은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미국 지질학회는 이것이 일본의 지각地殼 아래 있는 태평양 플레이트가 상부맨틀과 하부맨틀의 경계 면에 급속하게 끼어들어 일어나는 이상 현상으로, 일본열도가 40년 안에 침몰하게 될 것이라는 .......,
남은 시간은 1년. “이제 일본에 남겨진 희망은 없다!”는 미국의 가설에 의문을 품은 지구과학박사 타도코로(토요카와 에츠시)는 독자적으로 조사를 실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된 다량의 박테리아가 메탄가스를 생성, 그것이 윤활유 작용을 통해 태평양 플레이트의 움직임을 가속화 시켜 정확히 338일 후 일본이 침몰하게 된다는 것……,"
‘일본침몰’(2006년 개봉작. 감독 히구찌 신지) 영화의 대충 줄거리이다.
이와 비슷한 영화로 2009년 7월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가 있었지만, ‘일본침몰’이라는 영화가 상영되어 일본 열도는 물론 전 세계의 영화 팬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킨 지 꼭 5년 째 되는 2011년 3월 11일, 오후 4시 46분. 일본 북동부지역에서 진도 9.0의 강진이 발생하여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이웃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경악驚愕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위성항법장치(GPS) 관측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 백 Km 떨어진 한반도가 약 0.8-5.16cm, 지진이 발생한 곳과 가까운 일본은 2.4m정도 동쪽으로 밀려났고, 지구의 자전축이 10cm 정도 기우러졌다는 발표만 보더라도 그 위력이 어느 정돈지 알 수 있고,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발생한 지진 중 4번째로 큰 규모의 강진强震이라니 앞으로 그 엄청난 크기의 강진피해에 대해 지구촌 사람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로 지켜보며 술렁이고 있는 실정이다.
3월 15일 현재까지도 여진餘震이 260여 차례나 일고 있다고 내외신 방송에서 속보로 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공포 때문에 일상의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지만, 1995년 1월. 고베 대지진(진도 7.2)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나와 상관없는 일이니 강 건너 불 보듯 했었다.
일제강점기日帝强占期를 지난 현재까지도 망상妄想을 버리지 못하고 유독 우리나라와 걸핏하면 독도를 제나라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역사교과서 왜곡, 동해東海 표기문제, 종군 위안부 문제, 문화재 약탈 등 하는 짓거리마다 마음에 안 든다고 경멸하고 있는 판에 누구 말마따나 천벌天罰을 받은 거라고 내심으로 동조했었다.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우호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이 날 나는 YTN방송을 청취하고 있던 중에 현지로부터 실시간으로 날아드는 속보速報에 눈을 떼지 못하고 놀라 가슴조리며 처다 봐야 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는 그림 같은 장면이 실제 상황이라니 충격과 황당 그 자체였던 것이다.
지진이 발생하고 수 분내 진앙지震央地로부터 10m 높이로 밀려드는 미증유未曾有의 쓰나미つなみ, 진파津波, tsunami가 해안 마을을 덮치는 순간 건물과 자동차는 물론 지상의 모든 것들과 바다에 떠있던 선박들까지 한꺼번에 떠밀려들어 주변이 일순간 초토화焦土化 되고, 곧이어 정유공장이 불타는 소름끼치는 광경을 보면서 문득 2년 전 본 영화 ‘해운대’에서 시가지로 밀려드는 산더미 같은 엄청난 크기의 파도, 즉 쓰나미로 인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아비규환阿鼻叫喚으로 울부짖던 모습이 오버랩 되어 큰 충격으로 받아 드려졌다.
아무리 자연재해라고 하지만 말이 씨가 된다고 5년 전의 ‘일본침몰’ 영화가 지금과 같은 대재앙을 예고한 듯한 생각으로 가만히 화면만을 처다 보는 내 자신이 정말 큰 충격과 함께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생긴 것이다. 경험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 어찌 그런 상황에서 말로 그 아픔을 알까마는 일본이라는 나라는 밉지만 재난을 당해 목숨을 잃었거나 행방불명된 수 만 명의 영령들에게 명복을 빌고, 일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있는 수 십 만의 이재민들에게 인도적인 격려와 위로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나라도 이웃 나라의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맨 먼저 구조대가 급파急派되었고, 이 대통령과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공식발표가 있은 후 민간사회단체와 종교단체들의 모금운동 등 여러 방면으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라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일본국민들과 고통을 함께하겠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훈훈한 것이다. 특히 배용준(1972년생, 배우), 이병헌(1970년생, 배우) 같은 한류스타들이나 박찬호(1973년생, 야구선수) 등 스포츠 선수들이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번 수익금의 일부를 거금으로 쾌척快擲하는가 하면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복구에 진력하고 있어 솔선수범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인반면, 꼭 이런 시기에 할 말, 안 할 말 가리지 않고 염장 지르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심기心氣가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행인지불행幸人之不幸이라.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말인데, 아무리 역사적으로 미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보통 사람도 아니고 종교지도자라는 사람이 남의 불행을 보고서 대 놓고 “일본 국민이 신앙적으로 볼 때는 너무나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 무신론, 물질주의로 나가기 때문에 하나님의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니 일본 사람들 전체를 싸잡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을 경멸하고 싶다.
경찰도 이런 사람을 조사하지 않고 방사능放射能이 한국으로 몰려온다는 허위 사실을 퍼트린 네티즌을 조사한다고 하는 발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세상일들이 내 맘 같지 않으니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강근지국强近之國이다. 가깝게 있는 나라가 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일본이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해서 홀대하는 것보다는 일본이나 중국 등 우리와 가까운 나라가 강하고 부자로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어려움에 처할 때 이웃이 도와준다면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는 힘이 생기지만, 먼 친척이 잘 살면서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웃보다 난 게 뭐 있겠는가?
직접 가서 구호활동이나 재정지원을 못할망정 남의 집 불타는데 그저 멀찍이 서서 불구경만 하고 있다든가 막말을 하여 재앙을 당한 일본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은 하지 말아야 동방예의지국 국민들의 자세이다.
종교의 이념을 떠나서도 세기의 재앙을 맞은 이웃 나라의 불행을 자신에게도 불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인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망언을 하여 뭇사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됨을 자초自招해서는 누구에게도 득이 없는 경솔한 짓이다. 그런 사람을 지도자로 믿고 따르는 무리들의 생각은 어떤가? 나와 다른 생각과 종교이념을 가진 민족이더라도 남의 불행 앞에서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챙기려고 당동벌이黨同伐異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오히려 남의 불행을 내 불행으로 끌어안고 고통을 같이 하는 것이 종교요 종교지도자가 해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웃의 대재앙을 보고 위로의 말은커녕 죄 값이라고 망언妄言을 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재난지역에 있는 후크시마 원자력발전소 1-4호기가 폭발. 지진, 쓰나미에 이어 방사능 피폭 등 이중삼중으로 재난이 겹칠 것으로 예고되는 가운데, 경제적인 이해득실利害得失은 잘 모르겠으나 우리나라도 방사능 피해만은 없어야 하겠고 그 대비책도 만반의 준비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아들놈한테서 국제전화가 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방사능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 같아요 아버지. 이곳에서는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아버지께서도 가급적 교외활동을 삼가시고 다시마 등 요오드 성분이 많은 해조류를 많이 섭취하세요.”라고 세요.”라고 당부하는 전화였다.
생필품生必品이 동나고 전기가 끊겨 생활이 불편함에도 수 백 미터 씩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최소한의 필요량만큼만 사가는 사람들을 보는 외신外信들은 사람의 정신세계가 이보다 더 침착하고 의연依然할 수 있는가하고 칭찬하고 있는 가운데, 인명구조와 앞으로 있을 피해복구와 원전原電 피해방지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일본 사람들의 노력에 내 한 마음 보태 격려해 주고 싶다.
절대적으로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한 편으로 내 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우리 민족은 일본인들처럼 모두의 고통이라고 생각하며 침착하게 줄서기 하고 쓸 만큼만 사가고 행동할까하는 부분에서는 아직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내 입장이다.
우리는 이번 일본의 대지진에 따른 일본 국민들이 침착하고 슬기롭게 대처對處하는 의연한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잘하는 것은 그것이 누구더라도 체면불구하고 배워서 나의 이익이 되게끔 발상의 전환을 모색摸索하는 것이 득이 되는 처세이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도 지진에 관한 한 안전지대라고는 하지만, 해변에 원전原電과 도시가 많은 점을 감안한다면 일본의 불행을 다른 나라의 일이라고 그냥 보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금지타사今之他事는 후지아사後之我事라. 오늘의 남의 일은 반드시 내일의 내 일이 될 때가 온다. 이 날을 위해서는 항상 ‘나를 남 보듯’해야 한다. 내 죽음도 남의 죽음처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내 절망도 남의 절망처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이 하는 일이니 우린들 이번 일본과 같은 대재난이 있을 수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일이다.
한서漢書에 곡돌사신曲突徙薪이란 말이 있다. 곧은 굴뚝을 조금 구부리고 장작더미를 화원火源으로부터 멀리 두라는 말이다. 혹시 있을 수 있는 화재에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이다. 일본의 이번 재난에서 우리는 운만으로 지진에 대한 재해가 없기를 바라지 말고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철저한 재난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지진에 따른 피해와 같이 인간은 대자연의 힘 앞에 참으로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이 실감나기도하였지만, 100여 개국의 나라에서 돕기를 자처自處하여 지원하고 있으나 피해지역이 워낙 커서 빠른 시일 내에 복구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방사능 재해 같은 것이 잘 처리되어야 또 다른 재앙이 발생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과 애증愛憎이 있다손 치더라도 위안부 할머니의 수요 집회를 추모집회로 바꿔서 아픔을 같이하는가 하면 유례없는 한국 사람들의 다양한 지원열기에 힘입어 분명 일본 사람들은 이번 재해를 잘 극복하고 나면 또 다른 강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우리나라와 민감한 사항들에 대해서 보다 유연하고 큰 생각을 가진 일본으로 거듭나 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은 정말 침몰할 것인가?
평소 일본 사람들이 지진 대비훈련이 잘되어 있는 점이 있더라도 극한상황極限狀況에서 ‘남에게 폐 끼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이 몸에 배 절제節制 있게 실천하는 성숙된 시민정신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재앙에 대해 굴하지 않고, 고베 대지진에서 얻은 불굴의 정신으로 다시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정신이 국가를 지탱하는 강한 원동력原動力이 되어있기 때문에 ‘일본침몰’은 결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니, 분명 일본은 일순간에 잃어버린 점들이 많다 하더라도 남을 배려하는 국민성이 있는 한 슬기롭게 이 재난을 극복하고 나면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어 더 강하고 잘 사는 일본사회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을 근간으로 하는 배달민족 정신은 어려운 때 고통을 나눔으로서 더욱 그 의미가 빛나는 것이니 대한민국의 국민들이여, 과거의 일본을 잊지는 말자, 그러나 한 번 마음을 열고 도와주자. 물론 이번 일본의 대재앙을 보는 시각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이와 해, 득과 실을 따져가면서 자신에게 이득利得이 되는 쪽으로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민족의 큰마음으로 과거의 앙금을 잠시 거둬두고 이웃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는 진정 마음으로부터 돕는 자세가 큰 나라가 갖는 성숙된 정신이므로 상상이상의 대재난으로부터 희망을 잃지 않고 재기再起할 수 있도록 온정의 손길을 내밀자.
힘내라! 일본.かんばれ! 日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