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오는 바람은 연잎에 이는 대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반짝이는 때
물닭 한 마리 잎사귀 쳐들고 고개를 쏘옥 내밀며
연잎 윌 성큼 거리며 여유롭게 걸어 다니고
못 둑의 강아지풀 알알이 영근 채
고개 숙여 나풀거린다.
파란 하늘에 흰 조각구름은 물위에 떠서
양떼가 됐다가 금세 사라지 듯
계절은 어김없이 모두 다 영글도록 조용히 흐르고
연꽃은 서두르지 않고 공들여가며
가섭의 영업靈業으로 연밥을 만든다.
한 마디 올림을 기다리는 찌는
솟대처럼 서서 영겁永劫의 세월같이 기다린 순간
손끝에 전달되는 짜릿한 손맛으로
말초신경末梢神經에 감지되는 찰나의 절정을 맞으려
무심한 채 연蓮 밭에 앉아 조심釣心을 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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