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적 수필,시

◇‘우友테크’ 잘하면 외롭지 않다.

이원아 2011. 3. 28. 10:55

 

‘우테크’ 잘하면 외롭지 않다.

 

 

                    “인간은 남의 이야기는 들은 이야기 그대로를 말하지 않고 꼭 가감하여 말하려는 속성屬性이 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게 마련이므로 좋은 말, 유쾌한 이야기만 하는 것을 대화의 원칙으로 삼도록 명심해야 한다. 이것이 인맥人脈이나 친구를 관리하는 ‘인테크’요 ‘우테크’의 기본적인 배려인 것이다.”                                                                               2011.03.15

 

 

                                        <언제나 함께하는 조우들의 진지한 모습..좌측이 필자>

 

  재산을 잘 관리하는 기술을 ‘재財테크’라고 한다면 사람을 잘 관리하는 기술을 ‘인人테크’, 친구를 잘 관리하는 기술은 ‘우友테크’라고 하는 말들이 있는데, 말이 되는 소린지 모르겠으나 요즘 국적 없는 이런 말들이 도처到處에서 툭하면 튀어나와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데 혼란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나도 써야 하는 세대에 살고 있다.

  여기서 ‘우테크’는 단순히 친구 몇 명을 더 만드는 일이 아니라 내가 행복해 지기 위하여 이들과의 관계, 즉 네트워크를 만드는 기술이다.

  할머니가 산책길 숲 한쪽에서 개구리를 만나게 되었다. 이때 개구리가 할머니에게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께서 내 입술에 뽀뽀를 해주신다면 저는 예쁜 공주로 변할 거예요. 제가 공주가 되면 할머니 소원을 들어드릴게요. 빨리 뽀뽀 좀 해 주세요!” 그러자 할머니는 멈칫 생각하더니 그만 개구리를 얼른 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개구리가 소원을 들어 주면 예쁜 공주로 살 수 있을 텐데 뽀뽀해주지 않은 이유를 묻자. 할머니는 “솔직히 말해 줄까? 너도 내 나이가 되면 공주보다는 ‘말하는 개구리’가 더 좋은 것을 알게 될 거야.”라고 말했다.

  친구가 없어 소원해지는 노년기에는 이야기 상대가 매우 중요하고, 또 소외감이나 고독함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이야기 해주는 우화寓話 한 토막이다.

  항간에 ‘낀세대’ 또는 ‘샌드위치세대’라는 말이 있다. 베이비 붐 시대에 태어난 1955-1961년생을 두고 하는 말이란다. 나는 분명 ‘신세대’가 아니고 ‘쉰세대’인데......,

  ‘낀세대’가 55세가 되는 내년부터 55세로 정년이 되는 해인 2018년까지 8년간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 인구가 3백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통계치가 어느 경제연구소에서 나왔다. 이들은 부모를 직접 모시고 살았거나 주말마다 부모님을 찾기 위해 열심히 드나들던 세대이다. 서른 살이 넘은 자식들은 대학까지 마쳤음에도 취직도 않고 부모 밑에 얹혀살면서 결혼자금까지 보태달라고 눈치만 보고 있는 것에 끼어 있는 세대를 “낀세대‘라고 하며 이 세대를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니 이 세대가 겪는 애환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더 가슴 아파하는 것은 이 자식들마저 내가 내 부모를 모시고 공경하듯 내 자식들은 나를 돌보지 않을 것임이 뻔한 일이니 효도하지 않는 자식들을 탓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적절한 노후 준비가 되었는가? 결국 직장생활을 한만큼 앞으로 뾰족한 대책 없이 더 살아가야 할 생각을 하면 잠 안 오는 세대들임이 틀림없다.

  물론 나와 같은 나이 든 세대들도 ‘끼인세대’는 아니지만 ‘쉰세대’로서 이들 세대만 갖는 애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더 대책 없이 노후를 맞고 있으니 앞으로 누구와 지껄여 가면서 살아갈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곁에서 말해주는 개구리가 공주보다 더 낫겠다고 하면서 무료함을 달래려 했겠냐마는 어떻게 보면 친구를 가까이 두고 정을 나누며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지껄여 가면서 사는 즐거움이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와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무리 먹고 살기 바빴어도 문득 부모님이 그리워 간운보월看雲步月하면서 망운지정望雲之情으로 고향에 가고 싶어질 때가 있으면 아이들 데리고 훌쩍 떠났던 고향길이 행복한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부모자식 간의 관계가 사라진 지금 그리워지는 것은 고향산천故鄕山川이요 보고 싶은 것은 돌아가신 부모님 얼굴인 것이다.

  신은 인간의 행복을 혼자서는 누릴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또 행복은 친구가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하니까 나이 들어 소외감 없이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중요한 인간관계의 하나인 ‘인테크’나 ‘우테크’는 그래서 중요한 것이고 관계. 즉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평소 인맥관리가 내 삶에 있어서 행복을 주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첫째 친구는 가까이 있어야 좋다.

  먼 곳에 있는 친구는 내가 고독하거나 보고 싶을 때 자주 찾아 볼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언제든지 만나 만단정화萬端情話할 수 있고 한 잔의 소주잔을 들어 올리며 희희낙락喜喜樂樂할 수 있어야 좋다고 한다. 물론 통신수단이나 교통수단이 발달 된 지금은 옛날과 같지 않은 점도 있긴 하지만 어디 자주 보고 부대끼며 나누는 정만 하겠는가? 지하철 역 만남의 장소가 노인들의 전용공간처럼 북적거리는 것도 지하철 같은 교통수단이 거리를 좁혀 주는 좋은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거자일소去者日疎라. 몸이 멀리 있으면 마음도 멀어져 친함의 정도가 깊지 않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도 멀리 있으면 애정도 함께 식기 때문에 헤어지기 쉽고, 사귐에 있어서는 가까운 사람한테 먼저 정이 든다고 한다. 자주 만나 서로 부대껴야 우정이 두터운 정을 쌓기 위해선 거리상으로 보통 30분 이내가 좋다고 하니 가까운 곳의 친구를 잘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둘째 유지관리를 잘해야 한다.

  명심보감 교우편交友篇에는 주식형제 천개유酒食兄弟 千個有요 급난지붕 일개무急難之朋  一個無니라는 말이 있다. 서로 술이나 음식을 함께 할 때에는 형이니 동생이니 하는 친구는 얼마든지 많으나, 정작 급하고 어려운 일을 당하였을 때에 도와줄 친구는 하나도 없다는 말은 어떤 친구를 평생을 두고 함께 살아야 할 것인가를 가르치고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언젠가 골프의 ‘티의 법칙’에서 말했듯이 한 번 쓰고 버리는 골프의 티처럼 내가 필요할 때만 관계를 하지 말고 나중에 다시 써야 하는 티처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전화번호 등 연락수단을 업그레이드 하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또 친구는 평생을 두고 항상 소식을 끊지 말고 그의 동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친구의 길사吉事에 기뻐해주고 흉사凶事에 함께 위로가 되어 주어야 한다. 술 사주고 밥 사준다고 친구라고 하다가도 내 능력이 떨어지면 언제 친구라고 했느냐는 식으로 내 곁을 떠나버리니 다시 고독해 지고 우울해 질 수 있다.

 

  셋째 공동의 관심사가 있어야 한다.

  등산, 낚시, 사진, 여행 등 취미나 동호회 생활은 다른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며 이로 인해 사귄 친구지간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할 수 있는 매개체媒介體이다. 그로 인해 정기적으로 아님 수시로 만나게 되고 그간의 주변 소식이나 정보교환 등 혼자 있으면 생전 듣고 보지 못할 일들에 대해 많은 이야길 하면서 소일할 때 그에 따른 즐거움이 있게 마련이다.

  나는 오랜 기간 낚시를 취미로 해왔기 때문에 동조동락同釣同樂하는 조우釣友가 있기도 하지만, 이들과 함께 요즘 새로운 모임이 하나 생겨 낚시와 또 다른 즐거움으로 주말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전직 직장 동료들이 많긴 해도 다 배짱이 맞는 친구, 즉 복심지우腹心之友가 많지는 않지만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부산 근교, 해안 등 둘레길을 탐방하며 걷는 모임인 ‘토거회’-토요일마다 걷는 모임-를 결성하여 걷고 운동하는 일에 열심이다.

  이 모임 친구들은 한 직장에서 함께 한 옛 동료들이지만, 현역시절 각기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었던 일, 에피소드, 골치 아팠던 민원처리, 상사와 부하들의 관계에서 있었던 기억에 남는 일, 회식자리에서 생겼던 일, 등등 누가 한 마디 꺼내면 금세 옛일이 생각이 난 것처럼 우르르 달려들 듯 끼어들어 자기가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대화를 이어가면서 옛날을 함께 회고해대는 정담에 빠져 들면서 여유롭게 운동도 함께하는 산책길이 즐겁다.

  전국의 유명 산길을 섭렵涉獵하여 산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이 모임의 친구 O가 몇 주째 함께한 소감으로 “높은 산의 정상정복만 목표로 하다가 나지막한 둘레길을 다녀보니 숲도 보이고 바위도 보이며 주변의 모든 게 다 눈에 들어온다며 새로운 맛이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이 모임에서 산만을 상대로 하다가 옛 동료를 친구로 다시 만나 운동을 하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 있음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높은 곳에 안 오르니 시간적으로도 여유롭고 마치고 먹는 중식시간은 더욱 즐겁다. 가는 곳 어디든 비록 유명 식당이 아니더라도 깔끔한 식단食單이면 들러서 모두가 환담하며 막걸리로 목을 축이는 맛이란 분위기로나 여유로움이 젊은 시절 맛보지 못한 또 다른 즐거움이 있는데, 이제 해동解凍이 되어 시즌이 되니 밤낚시를 떠나는 주말과 겹쳐 시간 안배按配를 잘해야 하는 문제도 있긴 해도 계속 공동의 관심사를 함께해야 할 친구들이 더 생겼으니 이 아니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주말. 둘레길 탐방을 마치고 올 봄 처음으로 함안의 입곡저수지를 찾은 날이다. 지난 겨울 유별나게 추워 겨우내 유료터만 다니던 조우釣友들과 야영준비를 해놓고 들뜬 마음으로 밤낚실 했으나 작년과 같은 대박 입질의 기대와는 달리 아무것도 미끼를 건드려 주질 않았다.  새벽녘에 일어나 다시 시작한 낚시였지만, 이 역시 아직 수온이 오르지 않아서인지 붕어의 입질은 우리들의 기대를 비켜 갔다. 밤을 꼬박 지새운 건너편의 다른 꾼들도 느긋하게 앉아 따사한 봄볕을 쬐며 찌의 움직임만을 주시한 채 붕어와의 첫 대면對面이 있길 간절히 바라는 눈치였지만 한 낮 기온이 오르는 즈음에도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오후 시간 때였다.

  때 이르게 물가에 앉아 있는 우리 일행을 보고 오가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옆에 서서 지켜보다가 “손맛 좀 보라.”는 말을 하고 돌아가곤 했는데, 그 중에 자신은 서울서 살다가 마산에 와 사는 사람이라며 자신을 먼저 소개하더니 “날씨가 너무 좋아 혹시나 해서 지나다가 여길 찾았다.”는 말을 하면서 내 친구 K 옆에 바짝 앉아 두런거리는 이가 있었다.

  우리 일행의 낚시 기법이나 채비의 정도를 짐작했던지 친구 K와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누더니만 어떻게 낚시 친구가 될 수 없냐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속으로 참 무던히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과 처음 만나는 우리들한테 낚시 친구했으면 어떻겠냐고 용기있게 제의하는 그 사람의 적극성이 놀랍다는 생각을 했었다. “언제든지 이 저수지에 오시면 우릴 만날 수 있으니 그렇게 합시다.”라고 내 친구가 그렇게 말했다. 이제 우리들은 지역을 떠나 물가에서 만날 수 있는 친구 하나를 얻은 셈이다.

  우리와 연배年輩도 비슷하고 같은 취미를 하고 있으니 상황에 따라 꾼들이 몰리는 곳에 가면 적어도 하루 종일 있어도 대화 없이 앉아 낚시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지취悅心之趣하면서 조황釣況 정보나 지역정보 등을 나누며 소주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친구가 하나 생겼으니 낚시라는 취미로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친구를 사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아마 이런 사람은 친구 사귀기에 있어서 매우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가 생각되는데, 아마도 다음 낚시터에서 그를 만나면 새로운 맛의 친구에 대한 정을 나눌 것이니 기대가 되는 것이다.

 

 

  넷째 모임에 나가서는 ‘빠삐용!’ 하자

  분위기에 휩싸여 쉽게 대답하고 만든 모임은 처음 몇 번 나가고 나면 빠지고 싶은 경우가 있다. 내가 그 모임의 한 구성원이 되려는 확실한 의도와 목적을 갖고 있다면 가능한 빠지지 말아야 한다. 모임에 충실히 참석하다 보면 나를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어 나를 이해해 주는 친구도 늘어난다.

요즘 늙은이들이 건배乾杯하는 자리에 ‘빠삐용!’하면서 술잔을 높이 든단다. 빠지지 말고 삐지지 말고 용서하며 살자는 의미란다. 멋진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이왕 모임에 나갔으면 누가 듣기 싫은 이야길 하더라도 삐지지 말고 용서하고 돌아오자.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하고 다음 모일 날자가 기다려진다. 흔히 나이가 들면 친구 사귀는 일이 번거롭다고 친구 사귀는 일을 쉽게 포기하는데, 오래 익은 친구의 농익은 맛도 좋지만 새로운 친구의 신선함도 확실히 나의 사고를 넓혀주는 계기도 된다고 할 수 있다.

  바삐 돌아가는 요즘 세상에서 어느 모임이던 궂은일을 많이 하는 총무總務라는 직책은 귀찮고 번거롭다. 직분에 충실하기가 어렵다는 얘기고, 회원들이 잘 호응해 주지 않으면 여러모로 힘든 자리다. 비록 간부가 아닌 회원들은 참석을 잘 해 주는 것만으로도 주최 측은 신바람이 나 더욱 열심히 일하고 그런 모임은 활성화 되어 오래가는 것이다.

 

  다섯째 온라인으로 친구 만들기

  요즈음은 각종 인터넷 포탈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트위터twitter, 블로그blog, 페이스북facebook, 카페cafe 등을 통하여 소통하는 방법들이 보편화되어 있다. 이런 곳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專有物이 아니다. 잘만 이용하면 오히려 삶을 오래 살아 온 늙은이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온라인상에서 나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신개념의 공간의 친구가 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전문지식이나 취미, 동호회 활동, 자원봉사, 여행 등 바다와 같이 많은 정보들을 통해 젊은 사람들과 격의 없이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  나이 들면서 새로운 정보情報가 뭐 그리 필요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긴 있다만, 뭘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가족, 친척, 동창 모임이 중요하긴 하지만, 때로는 온라인상에서 나이를 무시하고 닉네임을 부르며 젊은이들과 격의 없이 어울릴 수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못 느끼는 새로운 삶의 지평地平을 열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를 익혀 정보의 바다에 빠져 보는 일도 적극 권장하고 싶다.

 

 

  여섯째 뒷얘기. 즉 ‘뒷 담화’는 하지말자.

  친구를 만나 나눈 이야기는 돌아서서 다른 사람들에게 가능한 전하지 말아야 뒤탈이 안 생긴다. 아무리 친한 친구사이에도 할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막말은 듣는 입장에서 보면 정말로 불쾌하게 그지없다.

  화종구생禍從口生이라.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니 너만 알고 있으라고 다짐하면서 한 비밀 이야기일지라도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누구 입에서든지 밖으로 새나와 입소문이 되면 결국 여러 사람들이 알게 됨으로서 화가 생긴다. 입조심은 애써 사귄 친구를 잃지 않는 좋은 방편인 것이다.

  그리고 맞는 말도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면, 대머릴 보고 대머리라고 말한 나의 이야기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듣는 입장에서 보면 유쾌하지 않은 말이니 신체적으로 민감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친구로 오래 남는다.

  노자는 천하난사필작어이天下難事必作於易요 천하대사필작어세天下大事必作於細라고 했다. 세상의 어려운 일은 쉬운 것에서부터 생겨나고 큰일도 미세한 부분에서 시작된다는 말이다.

  아무리 돈독한 사이라도 말 하나 잘못 전하든가 본의는 아닐지라도 상대의 신체적 약점을 면전에서 직설直說함으로써 사람사이에서 관계가 소원해지고 우정에 금이갈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모임이던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가보면 유모가 많은 사람이 인기가 있다. 말하는 사람은 부담없이 듣고 웃자고 하는 이야기인데, 내용이 자신이 생각하는 교양敎養하고 좀 먼 이야기일지라도 혼자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현명한 사람은 나의 이야기도 내가 듣고 남의 이야기도 내가 듣는다고 한다.

  일소일소一笑一少요 일노일노 一怒一老라.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그만큼 늙어진다고 했으니 그저  남이 웃기자고 하는 소릴 하거든 가볍게 듣고 무작정 많이 웃어주자. 그래야 말하는 사람도 신바람이 날 것이고 나도 즐겁다. 그렇지만 자신도 그 자리에서 킬킬대며 웃어 놓고 돌아가서는 “그 사람 내 생각보다 실없는 사람이라”고 남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 내가 못하는 이야길 웃기려고 노력한 그 사람을 평가 절하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유머와 위트가 있다고 좋게 말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내 입이 무거움을 남이 알게 되고 그렇게 되면 신망이 두터워져 자기에게 많은 정보가 쌓이게 된다.

 

  보통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는 들은 이야기 그대로를 말하지 않고 꼭 가감하여 말하려는 속성屬性이 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게 마련이므로 좋은 말, 유쾌한 이야기만 하는 것을 대화의 기본으로 삼도록 명심해야 한다. 이것이 인맥人脈이나 친구를 관리하는 ‘인테크’요 ‘우테크’의 기본적인 배려인 것이다.

  인생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위대한 지혜 중의 하나는 친구 사이의 우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정을 나누며 내 인생길을 함께 가야할 친구들. 혼자 가면 외로운 길이지만 함께 가는 길은 즐거운 길이니 어떤 방법이든 자기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많이 사귀면서 흘러가는 시류時流에 흥을 싣고 여생을 미련 없이 보내자.

  빠삐요~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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