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적 수필,시

◇ 시조始釣하던 날

이원아 2012. 4. 10. 12:07

시조始釣하던 날

 

 

                                                                   <경남 고성의 가천지>

 

 

봄을 재촉하듯 겨울비 내려

하얀 매화梅花 툭 툭 터져 나오니

봄기운은 벌써 가까이서 꿈틀대는데,

 

화사한 봄볕에 이끌려

물가에 나앉아 있으니

아직도 북서풍은 코끝에서 싸늘하고

 

너무 일찍 나들이 왔다고 시비하느라

장대 끝 찌는 요동조차 않아도

까마귀 소리만이 메아리로 들린다.

 

고길 낚는지 봄볕을 낚는지

몸은 나른해지고 긴 하품 이어지는 때

알싸한 바람에 숨어오는 소리가 

 

강남 제비 온다고 기별하는 듯한데,

나도 여 있다고 개구리 쏘옥 고개 내미니

파란 물결은 아직 이르다고 나가지 말라하네.

 

조우釣友들아! 오늘은 시조하는 날이니

선잠 자는 붕어 깨우려고 서둘지 말고

물비린내 나는 봄 향기나 실컷 마시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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