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적 수필,시

◇낚시-그냥 즐기면 된다.

이원아 2016. 2. 1. 15:21

◇낚시-그냥 즐기면 된다.

 

   

필자는 지금까지도 40여년을 낚시터를 찾아 취미활동을 하면서 세월을 낚고 있지만, 중층낚시에서는 경기가 아니라면 기법 상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해서 꼭 그 방법을 따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낚시는 자신만의 낚시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자신이 가장 잘하는 기법이나 채비를 가지고 자신만이 터득한 노하우를 살려 그냥 손맛을 보면서 즐기면 되기 때문이다.

2015.11.20

 

<밤낚시는 그 분위기부터 가장 야성적이다>

 

 

필자의 일상 중 열심지 취悅心之趣는 역시 낚시질이다. 요즘은 이 중에서도 중층낚시에 빠져 있는데, 조수일사야釣水逸事也라지만 상지생살지병尙持生殺之柄이라는 말의 실천을 충실히 터득하고 있다.

  즉 낚시질이 일상日常을 멀리할 만큼 재미있는 일이지만 오히려 생살권을 쥐고 흔드는 점이 있다는 채근담의 말처럼, 필자는 낚시질이 물고길 죽이고 살리는 일만 없다면 낚시질이 일상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말로 해석하고 싶다.


  낚실 취미로 하는 낚시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는 점도 있고, 내수면의 수질이 악화한 점도 있고 해서인지 로지露池에 나가봐야 시원한 붕어의 입질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 요즘 낚시계의 실상이다.

필자는 요즘 로지에 나가 온종일 기다리며 앉아 있는 것보다는 가까운 유료 낚시터에서 떡붕얼 낚는 이른바 중층 낚실 즐기고 있다.


  이 낚시는 일종의 스포츠낚시의 한 장르로 물속 중간 임의의 층에 미끼를 드리우고 회유하는 떡붕어를 낚아 올리는 순간의 손맛을 보는 기법으로 일본으로부터 전해진 기법이라 낚시용어도 현장에서는 대부분 일본말로 통한다.


  특히 중층 낚시 중에서도 요즘 필자가 즐기고 있는 기법은 다데사소이(たて さそい縱誘)라는 방법인데, 일본 꾼들은 오래 전부터 이 방법으로 손맛을 보고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은 좀 생경하다.

이는 찌를 아래위로 고패질 하듯 흔들어 회유하는 붕어를 유인해 낚는 방법이다.

  필자가 명하기를 ‘흔들이기법’이라고 이름 지었다.


  특히 필자와 같이 나이 든 꾼들에게 이 흔들기 방법은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다.

  ① 찌에 집중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눈의 피로감이 적다. ② 고가의 일본 제품보다 값싼 국산 집어제에 반응이 더 좋다.

  ③ 붕어가 미끼를 먹고 돌아서는 형태로 입질을 하기 때문에 몸 걸림(스레すれ)으로 인한 붕어의 상처가 덜 생긴다.

  ④ 챔질 시 손맛의 강도가 낚아채는 방법보다 월등히 강하게 감지되므로 더 재미가 있다.

  ⑤ 집어용 떡밥을 크게 달므로 그 효과가 크다.

  ⑥ 조과釣果 면에서 월등히 잘 낚이므로 자주 손맛을 보는 재미가 크다.

  ⑦ 4계절 내내 우동 셑 죠우찐(ちょうちん提燈) 기법만 가능하므로 단순하여 낚시가 쉽다.

  ⑧ 야간 낚시 시 찌의 반응을 예민하게 보지 않아도 되므로 밝은 조명이 아니라도 가능하다.

  ⑨ 입질이 오면 찌보다 끝대로 부터 먼저 전달되기 때문에 강하게 손맛이 나타난다.


단 다음과 같은 점은 단점이랄 수 있다.

  ① 낚싯대를 들고 수직으로 유인하는 동작(수직 고패질, 縱誘), 즉 입질이 있을 때까지 계속 찌를 들어 올렸다 내려놓았다해야 하므로 팔과 손목, 어깨에 무리가 와 쉽게 피로해 질 수 있다.

  ② 집어제를 크게 달아 흔들므로 겨울철 같은 비활성기에는 유실이 많다.

  ③ 집어제 투입량과 고패질 동작이 많으므로 옆 사람에게 신경 쓰이게 하는 점은 있다.

  ④ 4계절 내내 우동 셑 죠우찐 기법만 가능하므로 다양한 방법 즉 아사타나(表層)나 소꼬쯔리(低釣), 양당고(兩だんご) 등 다른 낚시를 하려면, 채비와 집어제를 달리 하여야 한다.

  ⑤ 비활성기인 겨울철에는 여름에 비해 조과가 적다.

  ⑤ 찌를 통해 입질을 가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 입질이 들어올지 알 수 없지만, 대부분 찌가 물속에 내려가는 도중에 입질이 들어오고 들어 올릴 때 걸려든다.

  ⑥ 강한 입질로 인해 낚시 등 채비의 손실이 많다.

단점이라고 말은 했지만, 꼭 그런 건 아니고 다른 방법보다 조과를 많이 올려 손맛을 보기 위해서는 감수해야 한다.


  필자가 현지 낚시터에서 젊은 꾼들과 낚시를 하고 있으면 그 조과가 확연히 많은 걸 알 수 있다.

젊은 꾼들은 조과 면에서 이 기법을 따라 올 수 없이 월등히 잘 낚이는 줄 알면서도 약간 힘이 들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낚실 하기 꺼려하는가 하면, 시도해 보지도 않고 아예 쉬운 방법이라고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붕어의 입질 저항의 크기로 볼 때 다른 낚시 기법에 의하는 것보다는 월등히 강한 손맛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정관념으로 변화를 꺼리는 것 같다.

  이왕 입어료를 내고 즐기려고 낚실 하는 건데, 같은 시간 내 많은 조과를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 강한 손맛을 보는 이 기법을 터부시 하는 이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일본은 물론 요즘 우리나라의 토너멘트 경기장에 가보면 이 방법으로 입상하는 조사釣士가 많은 것에서 그 조과의 양을 가늠할 수 있는데, 단지 온종일 흔들어대는 데 소요되는 체력이 부족함에 대부분 그 원인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는 하루 종일 흔들며 낚실 해도 체력이 남아돈다.

  젊은이들보다 욕심이 많아서인지 필자는 더 열심히 흔들어 대며 손맛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요즘 아주 이 방법에 꽂혀있다. 입질이 와 털컹하고 감지되는 손맛에 반해 있는 것이다.


  입질이 뜸 할수록 더욱 열심히 고패질을 하여 회유하는 붕어를 빨리 끌어 모아야 한다.

  고기가 낚이는 그 때마다 엔도르핀이 펑 펑 나올 것이니 금세 조수삼매경釣水三昧境에 빠져드는 걸 보면 역시 일상을 잊을 만큼 재미있다는 채근담의 그 말이 실감나는 것이다.

  어디에서 무슨 난리가 나도 이때만큼은 일상을 잊고 만다.

  일상의 현장에서 무슨 골치 아픈 일이 있을 지라도 순간 손맛의 짜릿함에 그 모든 걸 잊으며 즐긴다.

낚싯대가 활처럼 휘며 끌려 나오는 붕어가 그렇게 예쁠 수 없으며 거기다 손맛까지 더해주니 금상첨화 아닌가!


  필자는 순간의 짜릿함을 손끝으로 느끼며, 활처럼 휜 낚싯대 끝을 처다 보는 희열을 맛볼 때마다 속으로 뇌까린다.

  “느덜이 이 맛을 알어?” ㅎ

  같은 중층낚시라도 이 낚시의 찌의 반응은 다른 낚시 기법의 반대로 나타난다. 즉 보통은 수면위에 나타난 찌의 눈금, 즉 찌 마디의 순간 움직임을 보고 챔질을 하지만, 이 다대사소이 죠우찐의 기법은 대부분 찌가 물속에 잠긴 상태에서 물속으로 순간 사라지기 때문에 찌의 움직임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자 다른 기법과 구분되는 부분이다


  입질 형태는 그러니까 찌를 들었다 놓았다하는 유인 동작을 계속 하고 있으면 찌가 물속에 잠겼다 들어 올리는 순간에 덜컹하고 낚싯대 끝이 물에 잠기는 형태로 걸려든다.

  움직이는 미끼에 반응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흔들어 대야 하기 때문에 다른 낚시에 비해 공격적일 수밖에 없고 이런 행동자체가 부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또 찌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긴장하며 순간의 입질을 보지 않아도 된다. 단지 언제 입질이 오는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낚싯대 끝을 들어 올리는 속도와 찌의 오르내림의 속도를 조절해가며 계속 입질을 유도해야 한다.

  너무 느려도 너무 빨라도 안 되기 때문에 적당한 빠르기를 유지한 채 장대 끝이 물에 잠기는 속도와 찌의 움직임을 봐가며 계속 흔들어 적당량의 집어제가 풀리게 해야 한다.

  이렇게 쵸리를 물속에 집어넣고 위아래로 흔들고 있으면 근처를 지나는 붕어는 반드시 미끼를 물고 걸려들거나 몸에 걸려 놀라 도망가거나 하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낚시, 그냥 즐기면 되는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도 40여년을 낚시터를 찾아 취미활동을 하면서 세월을 낚고 있지만, 중층낚시에서는 경기가 아니라면 기법 상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해서 꼭 그 방법을 따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낚시는 자신의 낚시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자신이 가장 잘하는 기법이나 채비를 가지고 자신만이 터득한 노하우를 살려 그냥 손맛을 보면서 즐기면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잡아다 먹자고 하는 어부성漁父性 낚시가 아니고, 그냥 손맛으로 즐기는 스포츠 낚시라면 남을 의식할 필요 없이 자신만의 낚시 방법으로 낚시 자체를 즐기면 하루가 즐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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