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에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 총칼을 들고 직접 전선에 나가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 못지않게 그들 덕에 고복격양鼓腹擊壤하면서 등 따 쉽고 배부르게 잘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념만이라도 확실한 안보의식으로 무장해 종북세력이니 뭐니 하는 돼먹지 않은 무리들이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도록 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신봉하는 국민 된 도리일 것이니.........,” 2012.06.06
턱을 괴고 앉아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듯한 인간의 모습을 조각의 형식으로 표현한 프랑스의 조각가 A. 로댕 (1840-1917)의 작품 ‘생각하는 사람’은 작가가 무엇을 생각하고 그런 작품을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정작 자신은 그저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고 조각품을 만들었을 수도 있는데 하나의 예술품을 보는 사람들은 각각 다른 생각을 하면서 감상하기 때문에 이 작품이 유명해 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혹자는 존재하기 때문에 생각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어쨌거나 인간은 다른 동물들에게 없는 이 ‘생각하는 뇌의 작용’ 때문에 훨씬 복잡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다른 동물들처럼 먹고 자고 번식하고 하는 것만으로는 세상을 살 수 없다. 사는 동안 끊임없이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행로를 따라 걸어가는 것이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위치에 서게 한 중요 항목이다. 그래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외치고 다니면서 세상의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을 거머쥐고 세상을 호령하며 거만하게 살고 있다.
무엇을 하고자 하면 행동하기 전에 먼저 머릿속에서는 온갖 사고의 정보들을 종합 분석하여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생각하기에 따라 다른 형태의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일수사견一水四見이라. 물이라는 한 현상을 두고 사람은 ‘물’이라고 말하지만, 물고기에게는 그저 그냥 사는 ‘집’이요 귀신에게는 ‘불’로 보이며, 예수는 ‘흙’으로 본다는 것이다. 사람과 물고기가 생각하는 물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무당이 굿을 하면서 물바가지로 물을 흩뿌리는 것은 귀신은 불로 보기 때문에 귀신이 물을 무서워하는 것이며, 모세가 바다를 건널 때 바닷물이 아닌 땅으로 보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과 같이 같은 현상을 두고서도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사고의 방법이나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은 이념과 조금은 다르다.
생각은 마음먹기에 따라 순간순간 변하는 일종의 의식세계라고 할 수 있지만 이념은 생각들이 한 쪽에 편향되어 고착화固着化되어 있는 생각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무슨무슨 주의 하는 것들. 즉 민주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민족주의............,
이런 것들은 민주나 공산, 사회 또는 민족의 이념을 근간根幹으로 하는 사상을 지향하는 의식의 집합체로서 그런 이념을 존중하여 추종하여 믿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요즈음 정치판이 온통 이념전쟁이 붙은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않고 부적절한 방법으로 국회의원이 된 민주 통합당 임수경,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몇 몇 종북주의자들. 총선이 끝나 국회가 개원한지도 며칠이 지났는데도 계속 이런 문제로 정상적인 국회가 되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민주적 절차에 따르지 않아 비례대표로 당선된 사람들의 자격 논란이 일자 당내에서 갈등을 보이는 듯하더니 이들이 종북세력이라는 또 다른 이유가 쟁점으로 부각되면서부터 급기야 색깔론가지 번져 본말本末이 전도되면서 여야는 물론 곳곳에서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이념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급기야 국회까지 진입하는 이상한 나라의 국회라는 생각 때문인지 국민 된 한 사람으로서 일말의 불안감까지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에게 변절자變節者라고 말한 임수경이라는 사람은 잘 아는 바와 같이 국가보안법을 엄격히 적용하던 시절에 중국을 통해 당시 김일성 주석을 만나고 돌아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의 옥고獄苦를 치렀던 대학생이었다.
그런데 그간 이념과는 상관없이 반성하며 보통사람으로 조용하게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던 그녀가 아직도 왕조세습의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한 사상을 가까이 하려는 종북 세력들을 등에 업고 갑자기 19대 국회의원으로 등장, 종북세력의 한 인물로 다시 세간을 놀라게 하더니 급기야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중심에 서서 여론의 질타를 받다가 소속 당에서는 이념 문제는 덮어 두고 출당시키는 데서 마무리지려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녀가 탈북자들에게 변절자라고 말한 것은 정당하고 남한에서 북한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이 국가에 대한 변절자가 아닌가? 이렇게 같은 변절자라고 한 사실은 진실일지라도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확연히 달라지는 게 이념의 차이다. 한 쪽으로 향한 자신의 사상이 이념으로 고정되면 두고두고 솟아나는 독버섯처럼 머릴 들고 일어나니 이념은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잘 아는 바와 같이 6월은 우리 민족으로 볼 때는 다시 생각하기 싫은 비극의 달이다. 그래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과 순국선열들의 충성을 기념하는 현충일이 있는 호국보훈護國報勳의 달인 것이다.
6.25 전쟁으로 인한 전사자는 물론이고 그 상흔傷痕을 치료 하느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던가? 그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우리가 세계 사람들이 경탄해하고 있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그야말로 위대한 국민으로 거듭날 수 있었겠는가? 아직 이 전쟁의 참전 용사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살아 있고 먼저 가신 호국영령들에 대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때 아직도 호시탐탐虎視耽耽 남침야욕을 버리지 않는 북한의 세력들을 두둔하거나 그 이념을 따르려는 세력들이 있다니 진정한 그들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인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번영된 이 나라에서 몸은 자유분방自由奔放한 생활을 하면서 이념은 종북을 지향하며 살고 있는가 묻고 싶다. 어느 사회든 부정적인 사고로 역행하는 무리들이 있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없어 잘 알 수 없는 노릇이라 답답한 마음이다.
그러니 국가 안보에 관한 사상이나 이념의 부분에 가서는 하나 된 국민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서 이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급기야 대통령의 현충일 기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들을 기필코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니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념의 전쟁 같아서 답답하다.
내가 낚시터에서 낚시 삼매경에 빠지고 있던 지난 6일. 산골짜기까지 은은하게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에 벌떡 일어나진 않았어도 낚싯대를 잠시 놓고 그 자리에 앉은 채로 두 손 모아 묵념을 했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내가 처한 위치에서 충혼을 기리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면서 취미생활을 하는 등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고 있은 것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들에게 명복을 비는 최소한의 예를 갖추고 싶어서였다. 아니 대한민국의 국민 된 가장 초보적 단계의 보편적 도리이자 애국심의 표현이었다.
다가오는 6월 29일. 또 하나의 전쟁이 있었던 날이다.
나는 물론이고 나라가 온통 2002세계월드컵 경기를 응원하느라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 정신이 없을 때 연평도 북방한계선에서 북한의 인민해군과 교전한 날이다. 6명은 전사함으로서 불귀의 몸이 됐고 많은 수의 군인들이 부상을 입은 국지전局地戰이었지만, 수사불패雖死不敗의 정신으로 잘 싸워 결국은 우리 해군이 승리한 전투로 기억된다.
잘 홍보가 안 돼 국지전이 발생한지 벌써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국민들이 대부분이라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희생된 병사의 유족들이 TV 아침 마당에 나와 자식을 잃고 망연자실茫然自失했던 당시 심정을 담담한 표정으로 말씀 하실 때에 나는 또 눈시울을 적시며 시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과 같은 처지處地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충성하는 마음이 그들과 같진 않았어도 그렇게 함께 슬퍼해 주는 것이 내 양심인 것 같아서였고, 당시를 기억해 내며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함께하니 위로하는 마음의 눈물이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을 잃고 그 부모를 위로하며 ‘나라는 군인이 지킨다.’는 신념으로 근무하다 전사한 병사들에게도 삼가 명복을 빌었던 아침이었다.
현충일 아침. 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아래층을 내려다보았다. 나의 노파심老婆心의 발로인지 몰라도 내 생각보다 태극기가 많이 걸려 있지 않음에 착잡한 생각을 하면서 우리 국민들은 우리가 지금 잘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해 너무 지난날을 잊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달이 호국영령들의 충정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인만큼 자기 목숨을 희생시킨 순국선열들. 의사, 열사, 우국지사들과 국방의 의무를 하다 전사한 국군장병들과 그 유족, 가족들에게 국가는 보훈의 차원에서 충분한 보상은 물론이고 그 정신을 기리는 확실한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이념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고, 개인은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이념을 추종하는 세력들의 실체를 명확히 알고 그들을 배척排斥시켜야 한다.
지난 달 북한 지역에서 찾아낸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가 62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모두 12위로 북한 지역에서 미군에 의해 발굴돼 미국으로 옮겨졌다 DNA 감식 등 정밀 조사를 통해 한국군으로 판명된 분들인데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들의 영령들을 맞이해 국립묘지에 안장安葬하였다.
국가가 통일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전사자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일이라고 대통령이 천명한 바와 같이 희생된 이들에게 보훈하는 일은 너무나도 당연한 국민 된 도리일 것이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 총칼을 들고 직접 전선에 나가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 못지않게 그들 덕에 고복격양鼓腹擊壤하면서 등 따 쉽고 배부르게 잘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념만이라도 확실한 안보의식으로 무장해 종북 세력이니 뭐니 하는 돼먹지 않은 무리들이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도록 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신봉하는 국민 된 도리일 것이니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최소한 숭고한 희생정신을 추모하고 기리는 생각을 태극기 하나라도 잘 다는 것에서부터 애국하는 정신을 기렸으면 하는 생각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에게 삼가 명복을 빌고 유족 여러분들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현충일 아침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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